<그리스도의 수난>(The passion of the Christ)를 제작한 멜 깁슨은 카톨릭 교인이지만 약 13년 전 약물중독으로 방황하다가 성경을 읽고 예수의 십자가 고난의 이유를 깨달으면서 35세 되던 해에 거듭남을 체험한 복음적인 그리스도인이 되었다. 예수님을 자신의 구주로 만나고 믿기 시작한 그날부터 그의 꿈은 주님을 증거하기 위한 순도 100%의 복음 영화를 만드는 것이었다. 그러다가 <브레이브 하트>로 아카데미 제작상과 감독상을 받은 후에는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한 예수 영화를 만들기로 결심한다.
문제는 제작 스폰서를 구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벤허>와 같은 간접적인 종교영화도 아닌 직접적인 예수 영화가 성공한 사례가 없었다고 사람들이 그를 만류한 것이다. 예수의 마지막 12시간을 중심으로 한 수난의 이야기만으로 영화가 성공할 가능성은 없다고 사람들은 단정했다. 더군다나 영어 대사가 아닌 자막 영화는 미국 영화사상 초유의 일로 말도 안 된다고 영화 배급사들이 판단했다.
하는 수 없이 그는 자신의 사재를 투자하여 영화를 만들기로 했다. “성령이 나에게 임하셨고 주님은 나에게 복음 전파의 도구로 이 영화를 만들라고 명하셨다.”고 그는 고백했다. 그래서 그는 요즈음 우리가 쓰는 표현을 빌리면 망가지기로 결심하고 이 영화 제작에 착수한 것이다. 무려 사재 2천 5백만 달러를 투자했다. 할리우드에서는 공공연히 이제 멜 깁슨은 끝났다는 소문이 돌았다.
그러나 영화 개봉 첫날 2천 3백 6십만 달러의 흥행 실적을 올려 투자한 모든 제작비를 환수하는 기적이 일어났다. 극장마다 부흥회가 시작되었고, 강도와 살인범들이 이 영화를 보고 회개하여 자수했으며, 타락했던 낙심자들이 다시 각성하고 믿지 않는 사람들이 주께 돌아오기 시작했다. 미국뿐 아니라 남미 호주 심지어 이슬람 국가들에서까지 회심의 기적들이 일어나면서 영화사의 새로운 기적 역사를 만들어 냈다.
그러나 잘 아시는 대로 이 예수 수난 영화는 처음부터 수난에 직면했다. 가장 격렬한 수난은 유대인 단체들이 이 영화가 반유대인 정서를 자극한다고 영화 상영 반대 시위를 벌인 것이다. 시사회에 참석한 유대인 출신 기자가 영화 감상 후 멜 깁슨을 붙들고 물었다.
“멜 깁슨 대답하시오. 당신은 정말 우리 유대인들이 예수를 죽인 장본인이라고 생각하시오? 당신의 견해를 직접 듣고 싶소.” 멜 깁슨이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대답하지요. 당신들 유대인들이 죽인 것이 아닙니다. 내가 그분을 죽였습니다. 저의 죄가 그분을 돌아가시게 했고, 저의 죄 때문에 그분이 이런 수난을 받으셔야 했습니다. 이것이 이 영화의 주제입니다.”
그리스도의 수난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실제로 그리스도가 받으신 고난은 이 영화에 묘사된 것보다 훨씬 더 심했다고 지적한다. 바로 이런 그리스도의 고난의 결과로 저와 여러분이 구원받고 교회가 탄생한 것이다. 그래서 신학자들은 교회를 가리켜 ‘고난 공동체’라고 부른다. |